[경제] 이자율 높다고 적금 들면 손해인 이유

이자율 높다고 적금 들면 손해인 이유

요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많은 은행들에서 이자가 높은 예금・적금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 폭락하고 있는 주식보다 이율이 높은 예적금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기사를 보면 심지어 연 13%까지 이자를 준다는 상품까지도 있다. 물론 예금 상품들도 이자가 높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적금 이자율이 더 높으니까 적금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옛날부터 어르신들이 "적금 적금" 말씀하시기도 했다. 그래서 예금보다 적금이 마냥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우선 예금을 두 가지로 구분하면 보통예금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지만 이자율이 낮고, 정기예금은 일정기간 돈을 묶어놔야 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다. 이자율이 높은 정기예금과 적금을 비교하기 위해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면 여러 상품들의 금리를 비교해서 볼 수 있는데, 한눈에 봐도 적금의 금리가 훨씬 높아 보인다. 그래서 이자율만 보면 적금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정기예금 말고 적금을 가입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자세히 계산해보면 "적금 이자율 연 O%"라고 말하는 게 실제 내가 받게 되는 이자율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의 표는 연 5% 이자율의 12개월 적금 상품의 이자를 계산한 것이다. 1회차에 납부한 10만 원은 12개월치의 이자(약 0.42% x 12개월)인 5,000원이 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붙는 개월 수가 점점 줄어들어서 마지막 12회차에 납부한 10만 원은 1개월치의 이자(약 0.42% x 1개월)인 417원만 붙게 된다. 이렇게 12개월 동안의 이자를 모두 합하면 총 32,500원이 되지만, 여기서 이자소득세(15.4%) 5,005원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27,495원을 받게 된다. 총 납부한 120만 원을 기준으로 실제 이자율을 계산해보면 2.29%인 셈이다.

 

 

반면에 연 5% 이자율의 12개월 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첫 달에 120만 원을 한 번에 납부하면 12개월 후에 60,000원의 이자가 붙는다. 여기서 이자소득세(15.4%) 9,240원을 제외하면 최종적으로 50,760원을 받게 된다. 총 납부한 120만 원을 기준으로 실제 이자율을 계산해보면 4.23%이다. 이처럼 비교해보았듯이 같은 연 5%의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받게 되는 이자는 다르다.

 

연 이자율 5%의 정기예금 상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적금에서 이자를 받으려면 약 9.24%의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이자율의 적금 상품은 낮은 기본금리(1~2%)에 높은 우대금리(8~9%)가 더해져 있는 상품들이다. 카드 사용실적, 월급 자동이체, 추천한 친구도 동일상품 가입,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 등 은행이 제시하는 조건들을 충족해야만 우대금리를 주는 것이다. 만약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본금리만 받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당장 목돈이 없는 사람은 소득의 일부분을 적립해나가는 적금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목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적금의 이자율이 높다고 생각해서 적금을 가입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게 좋다. 그리고 2금융권의 예적금 상품들이 이자율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특히 요즘 같이 경제가 불안한 시기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도 여러 저축은행들이 파산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금자보호법에 의해서 원금과 이자를 합해 5천만 원까지 보장이 되지만, 이것마저도 돈을 돌려받는데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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