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재산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어렸을 적에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 바로 설날이었다. 친척집에 가서 큰절 한 번 하면 어른들로부터 세뱃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모처럼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돈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부모님께서 대신 보관을 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돌려주겠다고 하셨다. 순수했던 나는 거의 전재산과 다름없던 세뱃돈을 부모님에게 맡기곤 했다. 이때 부모님들은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언제 맡겼냐는 듯이 입을 싹 닫고 돈을 돌려주시지 않는 부모님이다. 아마 다음 해부터는 절대 부모님에게 세뱃돈을 맡기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둘째, 시간이 지나서 원금 그대로 돌려주시는 부모님이다. 돌려받기는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셋째, 시간이 지나서..